제멋대로 게임 리뷰2008. 12. 30. 17:25

제목 : LEFT4DEAD
제작사 : Valve Software
퍼블리셔 : Electronic Arts / Valve
장르 : Sci-fi First-Person Shooter

          서양 호러 영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캐릭터는 좀비다. 좀비라는 캐릭터의 특징은 총을 맞아도 멈추지 않는 몸을 지니고 인간의 능력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힘과 스피드로 관객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준다는 점이다. 비단 영화 뿐만이 아니라, 게임내에서도 좀비라는 캐릭터는 공포물의 대명사로 알려져있다. CAPCOM의 BIOHAZARD역시 좀비를 전면에 내세워 큰 성공을 거뒀으며, 그 외에도 많은 게임에서 몬스터로 등장하기도 한다. 영화에서의 빠른 좀비와는 다르게, 지금까지 성공을 거둔 좀비류 호러게임들에서는 좀비는 느리고 끈적거리고 그 숫자가 적은 플레이어의 타겟이 외에 아무것도 아니었다. 2008년 겨울, Counter Strike와 Half-life시리즈로 유명한 Valve Software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좀비를 전면에 내세워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발매전부터 많은 스폿라이트를 받으며 유저들의 기대심리를 증폭시켜왔는데, 과연 Vavle는 유저들의 뜨거운 기대에 부응 할 수 있을런지? 아니면 잘만든 좀비게임의 하나로 남을 것인지?

* 빛과 어둠, 그리고 수백마리의 좀비

           LEFT4DEAD의 가장 큰 특징은 맵내에 발광체가 적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Valve게임과는 다르게 플레이어의 눈이 되어줄 물건은 맵내에 적은 불빛과 플레이어의 무기에 붙어있는 작은
랜턴 하나뿐이다. 지금까지 Valve의 게임들을 보면, 플레쉬라이트가 배나 머리쪽에서 직선으로 향하고 있는데, LEFT4DEAD에서는 장전을 하거나 총을 쏠 때 빛이 향하는 방향이 바뀌어, 플레이어의 시야확보를 방해한다는 점이 굉장히 마음에든다. 특히나 불빛이 없는 방이나 구석으로 들어가서 랜턴을 끄면 플레이어를 기다리는 것은 검은 화면뿐이라는 점이 플레이어의 긴장감을 극대화 시켜준다.
          좀비의 숫자 역시 지금까지의 좀비관련 게임과는 격이 다르다. BIOHAZARD에서는 적은 숫자의 좀비가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공포를 느끼게 해줬다면, LEFT4DEAD에서는 수십-수백마리의 좀비가 플레이어를 향해 달려드는 것으로 플레이어에게 공포감보다는 패닉에 가까운 공포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나 앞서 말했던 장전중 또는 불빛의 부재로 인한 시야비확보시에는 좀비에 둘러싸여 그 공포감이 배가 된다는 점이 이 게임의 장점이다. 많은 유저들이 LEFT4DEAD는 무섭지 않으니 호러게임이 아니다 라고 할지 모르지만, LEFT4DEAD는 훌륭한 호러 게임이다. 많은 호러게임들이 보이지않는 또는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유령같은 것으로 사람들에게 공포를 심어줬다면, LEFT4DEAD는 수십마리의 좀비에 둘러싸여 [이 곳을 빨리 탈출하지않으면 목숨을 잃는다] 라는 색다른 공포감을 느끼게 해준다.

*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Co-op에 특화된 게임 시스템

          빌, 프란시스, 루이스, 조이라는 네 명의 매력적인 캐릭터는 이 게임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요소이다. 특히 조이는 Valve 역사에 길이 남는 매력적인 여성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제 못생긴 알렉스는 잊도록 하자.) 이 네명의 캐릭터는 동일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역할 분담이라는 클레스개념을 포기한 대신에, 상대방도 나와 같은 능력을 가지고 서로 도와가야 한다라는 동질감 또는 동병상련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특히 지금까지의 Co-op게임들은, 싱글플레이를 단순히 [같이]하는 것에 그쳤던 반면, LEFT4DEAD에서는 제작자가 의도적으로 서로 도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듬으로써, 지금까지의 Co-op 게임들보다 한단계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은  [역시 Valve]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게 만든다.
          특히, 스페셜 좀비 (헌터, 스모커, 부머, 탱크, 위치)에게 당한 플레이어는 다른 플레이어가 도와주기 전까지 무방비 상태로 당해야한다는 점은, 지금까지 Co-op에서 [나만 잘하면 되지]라는 개념을 완전히 부수는 것이라고 본다. 이런 시스템은 SCEI의 ICO에서 모토로 삼았던 [이 손을 놓지않아. 이 손을 놓으면 내 영혼까지 사라져 버릴 것 같으니까] 라는 보이지않는 강한 연대감을 심어 주고 있다. 특히 한명의 플레이어가 사망한 뒤에 찾아오는 난관 또는 자신의 구급약을 다른 플레이어에게 사용하는 것등은 ,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나 볼 수 있었던 끈적끈적한 전장에서의 전우애까지 느낄 수 있다.

* 변화무쌍한 좀비의 배치

          수십-수백마리의 좀비와 싸우게 되는 게임인 만큼, 맵을 익힌다면 금새 질리게 되는게 아닐까 걱정을 했지만, 이 역시 Valve의 빛나는 아이디어로 극복해냈다. 매번 플레이 시, 좀비 리스폰 위치와 스페셜좀비들의 위치가 바뀜으로써, [공식화된 공략]이 없어졌고, 그로인해 반복플레이시에도 쉽게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다. 특히 Co-op의 결정적인 단점이었던, [클리어 후, 언인스톨]이라는 공식을 어떻게튼 타파해보려는 Valve의 노력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것은 VS 모드에서 더 빛을 발한다. 서로 도와야 승리하는 Co-op모드와는 다르게 VS모드에서는 좀비의 등장 위치, 그리고 특수좀비의 적절한 스폰이 중요시 되기때문에, 실력차이가 나는 팀간의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좀비위치와 적절한 스페셜 좀비들의 스폰으로 인해 그 판도가 순식간에 뒤바뀔 수 있다는 점이 좀비의 위치변화의 가장 큰 어드밴테이지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 팀 플레이의 약점. 아는 사람과는 즐겁다. 그러나 모르는 사람과는?

          팀플레이를 중점적으로 하게 만든 것은 앞서 말한 것과같이 많은 어드밴테이지를 가져다 주지만, 그에 못지않게 큰 디스어드밴테이지를 가져다 주었다. 아는 사람들과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나가며 편하게 팀플레이를 맞출 수 있지만, 생전 첨보는 남과 팀플레이를 맞춘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서로 구급약을 나눠먹지 않고, 자신만 살려고 한다는 부분과, 뭉쳐야할 때 뭉치지 못한다는 점은 이 게임을 [재미없다]라고 느끼게 하기 충분하다. 특히 팀플레이를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플레이어들이 있어서, LEFT4DEAD를 키고 화가나서 꺼버린 적도 한두번이 아니란 것을 생각해보면, 이 부분은 유져들간의 신뢰의 문제로 영원히 풀리지않는 숙제로 남지 않을까 싶다. 
          VS 모드에서는 특히 좀비팀에서의 콤보 플레이가 중요시되는데, 모르는 사람과의 플레이에서는 각자 뛰어가다가 별다른 데미지를 주지 못하고 한 라운드를 내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이런 플레이 이후, 게임을 꺼버리는 플레이어가 많아서 (외국에서는 rage-quit이라고 부른다) 자칫잘못하면 4명이었던 팀원이 3명 심하게는 2명이 남아 다음 라운드에서 게임이 와해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 부분은 Valve에서 관리해줘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의도적으로 게임을 망치고 나가버리는 사람과, 게임 시작과 동시에 죽었다고 나가버리는 사람을 막기 위해서 플레이어의 ID 옆에 일주일동안 플레이어가 게임 도중에 나간 횟수정도를 적어서 게임시작전에 미리 rage-quit을 방지할 수 있게 해줬으면 한다.

* 난이도 조절 실패?!

          일단 Advanced모드가 너무 쉽다. 특히 평소에 FPS게임을 좀 만진 사람 4명이 모인다면, 첫 플레이에서도 깰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코어 유저들의 경우고, 라이트 유저들이라면 Advanced 모드에서 충분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문제는 바로 Expert모드이다. 거짓말을 하나도 안보태고 정말 지옥같은 난이도를 자랑한다. 짧진않은 게임인생에 이렇게 어려운 게임은 코만도스 시리즈, 히트맨1이후에 처음이 아닐까 싶다. 체감상 Advanced모드보다 Expert모드가 2~3배 체력이 빨리 닳는 것처럼 느껴지고, 스페셜 좀비들은 일단 걸리면 지옥행이라고 봐도 좋다. 더군다나 팀킬의 위력 또한 배 이상으로 늘어나서 섣불리 총기를 난사하기도 쉽지않다. 도데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난이도 갭을 크게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Advanced와 Expert사이에 하나의 난이도가 더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여담이지만, 본인도 No Mercy맵 이외에 다른 Expert모드는 꺤 것이 없다. 매일 같이 LEFT4DEAD를 같이하는 인간들이랑 해도 깰 수 없었다.)

* 컨탠츠의 부족 그러나 가격은 $49.99?

          마감 종반의 무너져가는 출판사도 아니고, LEFT4DEAD는 급하게 발매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Co-op의 4개의 시나리오는 그렇다치더라도, VS모드의 맵은 단 두개 뿐이라는 점은 조금 아쉽다. 물론 4개의 시나리오중 VS모드에 실리지 않은 두개의 맵이 좀비에게 유리하게 되어있다는 점이 작용했겠지만, 그렇다고해도 맵 두개는 너무나 적다. 게다가 Harvest맵 역시 벨런스가 좋은 편이 아니라, 대부분 No Mercy만을 즐기기때문에 실질적으로 주된 맵은 하나라고 봐도 된다. Team Fortress2에서 언락 아이템과 신맵에 맛을 들인 Valve기때문에 추후 업데이트가 있을거라고 믿어 의심치는 않지만, 아무리봐도 VS 모드는 만들다만 느낌이 들어서 조금 아쉽다.

* 앞으로 Valve가 해야 할 일

          LEFT4DEAD는 분명 굉장히 잘 만들어진 게임임에 틀림없다. 지금 Steam 자사 홈페이지의 통계를 보면 LEFT4DEAD가 Team Fortress2의 유져를 거의 두배 이상으로 따돌리고 있다는 점만 봐도 LEFT4DEAD의 미래는 아직 밝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본인 역시 거의 100시간 이상을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컨탠츠업데이트가 없다면, 이런 열기도 금새 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슬슬 업데이트가 있다는 입질이 오고있는 만큼, Valve의 지속적으로 알찬 업데이트를 기대하고 있다.

 * 평가

그래픽 A-     매력적인 캐릭터, 현실감 넘치는 맵 디자인
사운드 A+    멋진 배경음악, 긴장감을 배로 증가시켜주는 스페셜 좀비들의 사운드
게임성 B+    한단계 높은 Co-op의 수준 그러나 모르는 사람과는 재미가 없다.
유저편의 B- 불편한 서버 시스템. 게임내에 자잘한 버그. 컨탠츠의 부족

총평 A-
Posted by 태백산 반달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