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게임 리뷰2010. 12. 21. 03:43

제작사 : Treyarch
유통사 : Activision / Square Enix
플렛폼 : Multi
발매일 : 2010년 11월 9월

Call of Duty(이하 콜옵)에게 있어서 2010년은 상당히 힘든 해였다. 지금까지의 콜옵을 있게한 Infinity Ward의 메인 개발자들이 돈문제로 상당 수 퇴사하는 일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콜옵의 미래는 굉장히 불투명해 보였다. 콜옵의 미래가 불투명한 가운데 콜옵3부터 Infinity Ward와 쌍두룡으로 활약해온 제작사 Treyarch의 신작 Call of Duty : Black Ops (이하 블옵)이 발매되었다. 콜옵3, 콜옵 World at War등을 개발했지만 언제나 Infinity Ward보다 한수 아래 취급을 받아온 Treyarch가 이번 작품으로 콜옵의 메인 제작사로 비상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 Treyarch가 개발한 정식 콜옵계보는 3와 WAW, 그리고 블옵뿐이다. 그들이 개발한 Call of Duty2 : Big Red One은 확장판의 개념이고 Call of Duty : United Offensive의 제작사는 Gray Matter Interactive이다. (훗날 Treyarch와 합병)

- IW Engine을 이어받은 화려한 그래픽, 그러나 버그 투성이?


블옵은 WAW시리즈에 쓰여던 IW Engine을 개량해 제작되었다. 지금까지 IW Engine이 보여줬던 Photo-Realistic의 장점을 그대로 살려 상당히 좋은 그래픽을 보여준다. 특히 Infinity Ward와는 다른 그로테스크한 영상을 보여줌으로써 한층 현실감있는 그래픽을 선사해 준다. 최신 게임들의 트렌드인 [화려한 그래픽]을 따라가듯 블옵을 플레이하는 내내 미려한 그래픽에 시신경을 자극 받는다. Mrdern Warfare2 (이하 모던2)가 전장의 현실감을 강조한 느낌이라면, 블옵은 좀 더 주변 환경의 현실감에 초점을 맞춘듯한 그래픽을 보여준다. 모던2보다 주변에 많은 오브젝트들을 놓음으로써 보는 사람으로하여금 더 좋은 시각적 현실감을 선사한다. 특히, 설원에서의 전투나 베트남 정글에서의 전투는 많은 사람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할 수준으로, 많은 유저들의 뇌속에 Treyarch는 Infinity Ward보다 한수 아래의 제작사가 아닌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제작사라는 것을 각인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래픽면에서도 여러가지 아쉬운 점들이 남는다. 특히 발매초기 CPU가 무조건 100%로 돌아가는 버그를 비롯해, 멀티플레이어 모드에서 라스트 킬캠이 엄청난 버벅임현상 보여주거나, 싱글 플레이어를 진행하다보면 아무도 없던 방에 들어가는 순간 방에서 갑자기 적들이 스폰되어 그냥 그자리에서 쓰러지거나, (킬을 하지않아도 그냥 자연스럽게 쓰러지는 모션으로 스폰이된다.) 멀티 플레이어에서 많은 유저들이 그래픽 하드웨어 문제로 게임의 프레임이 저하되는 것이 아닌 프레임과 관련없는 버벅임과 프리징 현상이 있는등 아직 갈길이 멀다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Treyarch가 Infinity Ward보다 게임 개발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은 되지 않지만, 이런식으로 심각한 버그를 안고 출발한다면, 특급 제작사가 아닌 게임을 좀 만드는 B급 제작사의 이미지를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 모던2 싱글의 답습? 벗어나지 못한 콜옵의 한계

멋진 이벤트와 화려한 그래픽을 즐기는 것으로는 최신작중 블옵만한 게임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모던2가 그랬듯 그 이상의 것이 없다. 게임이 멋진 모습만을 보여주는데 치중한 나머지 플레이어가 느끼는 재미의 많은 부분을 앗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다음에는 어떤 연출이 나올까?]라는 기대감은 분명 즐거운 일이지만, 단순히 그런 연출을 보기위해서 게임을 진행하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게임을 즐겁게 [했다] 라는 느낌보다는 한편의 게임같은 영화를 즐겁게 [봤다]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로 영화적인 연출에만 치중한 느낌을 받았다. [당신은 XX의 이벤트를 보았습니다. 이제 다음이벤트를 보기 위해서 포인트로 이동하세요.] 라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은 본인 뿐일까? 빨리 다음 스토리를 듣기 위해서 달리고 쏘는 느낌이 너무나도 강하다. 아무리 멋진 연출이 동반한다고 하더라도 다시 플레이할 수 있을 정도의 매력을 못 느끼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영화도 똑같은 스토리와 똑같은 장면으로 여러번 보는 것은 무리다. 물론 1년이 지난후에는 다시 보거나 게임을 플레이할가능성이 있지만, 게임의 프로덕트 사이클은 그리 길지 않다. 길어야 고작 3~4개월 수준이기 떄문에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한 반복 플레이에서 재미를 느끼기는 힘들다. 지금까지 콜옵시리즈가 그래온 것을 답습하는 것은 좋지만, 새로운 시도가 없어 상당히 아쉽다.

단순한 일방통행 진행도 문제가 있지만, 블옵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바로 FPS의 기본인 쏘는 맛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FPS를 즐기는 많은 유저들이 중요시 여기는 것이 바로 [손 맛]이다. 내가 적을 쏘고 있다는 느낌과 적이 맞고 있다는 느낌을 동시에 정확하게 주어야하지만, 이 부분이 블옵에서는 상당히 결여되어있다. 쏘는 맛은 있지만, 적이 내 총을 맞는 다는 느낌이 상당히 부족하다. 폭발무기의 연출은 상당히 좋았지만, WAW에서도 보여줬던 [내가 적을 맞춘거야? 적이 죽은거야?]라는 것을 단순히 피가 크게 튀고 안튀고로만 표현하는 것 같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적을 죽였다고 생각하고 지나쳤는데 적이 살아서 나의 등에 살포시 탄환을 꽂아넣는 상황이 연출되는데, 이것은 게이머들의 실력문제라기보다 적들의 피탄모션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본다.

- 데디케이티드 서버의 부활? 그리고 데디케이티드 서버의 약점

전작인 모던2에서 큰 약점을 보였던 IWNet의 매치메이킹 시스템을 버리고, 블옵은 데디케이티드 서버를 멀티플레이어 전면에 내세워 광고를 했었다. 하지만, 많은 유저들이 기대했던 [개인] 데디케이티드 서버가 아닌, Exclusive Sponsor (gameservers.com)에 의한 서버 렌탈시스템이었다는데에 상당히 많은 유저들이 불만을 가졌다. 특히, 한국내 서버 렌탈이 불가능하고 굳이 서버를 렌탈하려면 일본에 있는 gameservers.com의 서버를 렌탈해야한다는 점은 바보같은 일이다. 일본내 서버의 핑이 50~100이기 떄문에 플레이하는데는 지장이 없다? 플레이하는데 지장이 없는 것과 지불한 돈의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다. 한국내 정식발매도 되었고 게임의 가격내에는 서버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가격이 들어있다. 그러나 같은 가격을 지불하고 특정 국가의 유저들이 받는 서비스를 그대로 받지 못한다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국내 발매가격이 타지역의 게임가격보다 싸다고 위안을 삼을 것이 아니다. 게임의 가격은 그 나라의 경제 수준에 맞춰서 발매되는 것이 예전부터 있었던 룰이다. 실제로 PS2등 콘솔의 경우 일본발매 소프트들보다 국내 발매 소프트들의 가격이 싼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다른 서비스를 받기때문에 가격이 낮은게 아니라, 게임회사에서 발매하는 나라의 경제 수준에 맞춰서 가격을 조정하기 떄문이다. 한마디로, 서버 렌탈이 불가능하니까 가격이 낮은게 아니므로 게임이 정식발매되었다면 정식발매된 다른 국가들과 같은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는 것이다. 이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이며, 다음부터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

데디케이티드 서버의 문제점은 이것만이 아니다.첫째로, IWNet은 강제적으로 여러가지 맵을 돌려가며 플레이하게 함으로써 맵 편중현상을 없앴다는 점에서 꽤 많은 칭찬을 받았었다. 그러나 데디케이티드 서버로 인해서 블옵에서는 특정맵 편중현상이 상당히 많이 보인다. 서버내의 개인이 유저 커스텀맵을 개설할 수 있다던지, 개인이 자유롭게 무료로 서버를 개설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런 현상이 있는 것은 조금 납득하기 힘들다. 두번째로는 서버 브라우져시스템의 문제다. 거의 대부분의 서버들이 18 /18로 꽉차거나 아니면 0/18로 유저들이 하나도 없는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벨브의 서버브라우져처럼 [자리가 비면 바로 입장]등의 기능이 없어 상당히 불편하다. 친구들과 같은 서버에서 게임하고 싶어도 자리가 날때 빠르게 조인하지않으면 영원히 조인하지 못한채 [the server is full]이라는 글자만 보게 될 것이다. 이런 부분은 제작사의 배려가 상당히 부족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서버 오너에대한 기부시세틈이 제데로 확립되지 못한 국내 현실에서는 서버오너가 더이상 돈을 지불할 의지가 없으면 그 서버가 사라지도 만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로 멀티플레이어 모드로 장수하는 게임들을 보면 서버를 무료로 개설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자유롭게 개설하고 또 폐쇄하고 또 개설하는 무한 반복 체계가 확립되는 반면, 스폰서에 의한 렌탈 시스템은 선뜻 자기 서버를 가지고싶다고해서 편하게 개설할 수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서버개설에 대해 무한의 자유를 제공하는 것도 아닌데 돈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Activision과 Treyarch가 서버관리를 자기 수하에 두고싶어한다는 것을 시발점으로 하는데, 이렇게 되면 서버들이 장수하기가 힘들어 질 것이다.

- 총기벨런스는 어느정도 잡았다. 그러나 다른 문제점이 생겼다?

모던2에서 문제가 되었던 특정 총기가 너무 강력한 현상은 많이 완화되었다. 이 부분은 모던2를 즐기던 유저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었던 눕튜브나 G18등 우주파괴병기의 문제점을 해결해주었는데, 다른 문제점을 안게 되었다. Prone (엎드려쏴)의 강력함이 게임내에서 이동하면서 엎드리기를 하는 웃지못할 개그 상황을 발생시켰다. 마치 삼배일보를 떠올리게하는 유저들의 플레이에 실소를 금치못한것은 본인 뿐일까? 플레이의 한 방법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총을 좀 쏜다는 유저들이 거의 대부분 삼보일배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prone이 너무 강력한 나머지 다른 플레이 방식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 B급 게임 냄새가 풀풀나는 좀비모드? 또야?

WAW에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던 좀비모드. 좋은 평가를 반영하듯 이번 블옵에서도 좀비모드가 들어가 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제작사의 능력에 한계를 느낀다. WAW에서 혹평을 받았다고 그 좀비모드를 그대로 가져올 필요가 있었을까? 단순 맵과 총기가 다른 좀비모드를 하고 있으면 이미 WAW에서 좀비모드를 즐겼던 유저들에게는 식상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콜옵정도 되는 게임에 그런 단순한 모드보다는 모던2에 있었던 Co-op모드를 발전시키는 것이 더 나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Co-op이 없는 대신 좀비모드? 이건 좀 아니라고 본다. 물론 좀비모드를 재미있게 플레이한 유저들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좀비모드가 쓰레기모드라고 말할 마음도 없다. 하지만, 블옵에 좀비모드가 들어감으로써 고급레스토랑에 가서 코스요리를 시켰는데 중간에 3분카레를 먹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은 본인 뿐만이 아닐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이미 2년전 발매된 WAW의 좀비모드와 다를게 없다는 것이다.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좀비모드라면 그것을 더 발전시켜서 내놓아야함에도 불구하고 그냥 그대로 내놓는 것에는 Treyarch가 게으른건지 아니면 애초에 생각이 없이 만든건지 둘중 하나라고 본다.

- 후속작을 기다리며...

이번 블옵으로인해서 Treyarch는  Activistion 산하에서 자기입지를 확실히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우리도 이정도는 할 수 있다]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데는 성공했으나, 아직도 B급 제작사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어정쩡한 버그들과 테스트를 하지 않은 듯한 패치를 내놔 아무런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것도 그렇고, 게임 전반에서 아직도 B급냄새가 풍겨져 나오고 있다. 이런 부분을 탈피하지 못한다면 Treyarch는 언제까지나 B급 제작사에 머물 것이고, [대작을 만들어내는 제작사]가 아닌 그저그런 [즐길만한 게임을 만드는 제작사]로 밖에 남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 약 2년뒤의 Treyarch의 새로운 도전에 기대를 해보며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다.

Posted by 태백산 반달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