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게임 리뷰2009. 8. 25. 11:23
제작사 : Tripwire Interactive
유통사 : Tripwire Interactive
플렛폼 : PC
발매일 : 2009년 5월 14일
         
          Red Orchestra(이하 레오)로 유명한 Tripwire Interactive가 좀비라는 컨텐츠를 가지고 야심차게 던진 게임이 Killing Floor(이후 킬플)이다. 킬플이라는 게임은 FPS 매니아들에게 상당히 익숙한 이름이다. 바로 이게임의 전신이 Unreal Tournament 2004의 모드였기때문이다. 모드는 2008년 5번째 업데이트를 끝으로 그 막을 내렸다. 처음 모드가 제작될 당시 Unreal 2.0엔진을 사용했고, 최종 업데이트를 통해 Unreal 2.5엔진으로 탈바꿈했다. 신기하게도, Tripwire Interactive가 발매한 킬플 역시 Unreal 2.5로 제작되었는데, 어째서 Unreal 3.0을 쓰지않았는지 조금은 아쉽다.

~모드. 모드. 모드. 모드. 이거슨 모드다.~

           아무리 모드를 모티브로해서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이건 좀 심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Unreal Tournament 2004의 모드 였다는 건 잘 알겠지만, 굳이 그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할 필요가 있었을까? 레오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유저 인터페이스가 처참한 수준이다. 특히나 채팅버튼을 누르면 채팅을 그대로 하는게 아니라,
Unreal Tournament 2004에서 보던 채팅 콘솔 명령어가 뜨고 그것을 지우면 채팅이 되지않는다는 점은 상당히 부정적인 평가를 하게 만든다. 모드에서 나온 게임이라고해서 모드처럼 만들 필요는 없는데 기존 킬플팬들을 위한 배려였을까? 처음 킬플을 접하는 사람들은 상당히 난감해 할 수 밖에 없다.
          인터페이스뿐만 아니라 게임내에서도 모드의 잔재는 남아있다. 첫째로, 캐릭터의 움직임이 상당히 어색하다. 좀비들의 움직임은 그나마 괜찮은 수준이지만, 플레이어들의 캐릭터는 아마추어들이 만든 모드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은 정말로 실망스러웠다. 공짜로 하는 모드가 아닌 정식발매하여 구매해서 즐기는 게임인만큼, 모드 그대로를 가져올게 아니라 모드에서 부족했던 점을 프로들이 가다듬어서 발매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Tripwire Interactive는 그 기대를 완전히 저버린 느낌이 든다. 레오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적지않은 $19.99 정도의 돈을 들여 산 게임이 모드 같다면....구매자들은 실망할 수 밖에 없다.

~화려하진않지만 분위기를 잘 살린 그래픽~

          Unreal 2.5 개량판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라서 그런지 지금 봐도 그렇게 떨어지는 그래픽은 아니었다. 그래픽을 전면에 내세운 게임이 아니기때문에 시신경을 마비시킬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합격점을 받을만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Valve社의 Left 4 Dead(이하 레포데) 가 현실에 있을법한 배경과 그래픽으로 유저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면, 킬플은 악마적인 분위기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핵무기에라도 맞은 듯 보이는 도시배경, 악마같은 실험이 이어졌다고 생각되는 실험실. 그리고 좀비라기보다 키메라 혹은 몬스터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는 적캐릭터들. 악마적인 배경에 호감을 갖는 게이머라면 빠져들만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그래픽이 괜찮다고 해도 계속 문제가 되는 모드스러움은 용서될리가 없다. 앞서 이야기한 인터페이스뿐만 아니라 게임내 그래픽에서도 모드스러움이 풍겨져 나온다. 특히 몇몇 부분등은 한숨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현광등이 고장나서 깜빡거리는 부분은 90년대 게임 수준의 깜빡거림을 보여주기도 하고, 플레쉬로 비춰지는 땅같은 경우 동그랗게 비춰지는 부분도있지만, 폴리곤 모양으로 비춰지는 (육각형, 사각형등) 모습을 보면 절로 한숨이 터져나온다. 이게 프로의 실력인가?전체적으로 모드 그대로 옮겨놓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 같아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짜증나는 사운드, 익숙하지않은 영국식 영어?! ~
 
          사운드에 신경을 쓰지않은걸까? 배경음악의 경우 반복적인 비트로 쉽게 질리는 경향이 있고 오히려 강력한 비트때문에 공포스러움이 반감되는 효과를 불러왔다. 서든어택을 하면서 느꼈던 반복적인 대기실 사운드의 느낌이랄까? 사운드가 게임에 녹아들어가지 못하는 느낌이 든다. 악마적인 느낌을 잘 살린 그래픽과 전혀 어울리지않는 사운드로 인해서 오히려 사운드가 없는편이 낫지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져 든다.
          하지만 어안이 벙벙해지는 성우진의 활약에 비하면 게임 배경음악은 귀여운 애교수준이다. 특히 너무 강조된 영국식 또는 유럽스타일의 영어발음은 조금 어색한느낌이 들고 성우진의 연기또한 형편없다. 특히, 그런 악마적인 분위기에서 돈을 나눠갖는다고 "money~money~money~"라며 노래를 부르는 캐릭터들을 보면 있던 공포감마져 싹 사라져 버리는 느낌을 받는다. 도움을 요청하는 성우진의 연기 또한 어처구니가 없다. 단적인예로, Brother in arms에서는 아군 캐릭터가 외치는 목소리가 너무나 애절하고 처절하여, [꼭 도와주러가야겠다]라는 느낌을 플레이어에게 줬는데, 킬플의 성우진은 [도와주고 싶지않아]라는 느낌마져 들게된다.

~너가 없어도 괜찮아! 우린 아직 5명이나 있거든...근데 우리는 훈훈한 5명~


          킬플이 쉬운 게임은 아니다. EA社의 Medal of honor같은 one-man-army 스타일이 아니기때문에, 서로 협조하는 Co-op을 전체적인 컨샙으로 잡았기때문에, 옆에 동료가 없으면 상당히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기본 6명이라는 플레이어 숫자는 조금 많아 보인다. 4명이서 플레이해서 서로 떨어져선 안될 동료애의 느낌을 줬던 레포데에 비해 킬플은 그저 우연히 같은 길을 가게되는 마치 지하철을 같이 타게된 모르는 아저씨의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더욱 문제인것은 한 라운드가 끝나면 자동으로 부활하기때문에 죽어도 상관없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Normal난이도 기준에서는 5명정도가 남아도 충분히 클리어가 가능하기때문에 한사람을 살리자고 5명이 달려드는 전우애는 느끼기 힘든 게임이 되었다.
          돈을 받아서 휴식타임마다 무기점에서 도구를 재 점검하는 스타일의 게임이라는 점 그리고 돈을 나눠줄 수 있다는 점이 다른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훈훈한 모습을 연출하는 것은 굉장히 좋아보인다. 플레이어가 첫 wave에서 죽었을경우 다음 wave에서 살아난다 하더라도 무기와 돈을 모두 잃기때문에 거의 빈털털이 신세가 된다. 하지만, 여기서 돈을 나눠줄 수 있다는 시스템이 빛을 발한다. 서로 얼마가 남았는지 확인하고 부족한 사람한테 돈다발을 던져주는 모습은 정말로 훈훈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좋은 시스템을 뒤로하고 다시 wave가 시작되면 각자 갈길을 가는 느낌이 강하게든다. 특히, 스페셜 좀비에게 잡히면 다른 유저가 구해주기전까지 아무것도 하지못하고 데미지를 입어야했던 레포데와 달리, 킬플은 개인개인의 행동제약이 되는 부분이 적기때문에 게임진행도중 서로 도와주는 상황은 거의 없다. Co-op을 기본 컨샙으로 나온 게임이라 그런지 이런 부분들은 상당히 아쉽다.

~화려한 블렛타임과 그 뒤에 숨겨진 지루함~

           최근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블렛타임. 즉,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효과를 주는 특수효과는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나, 위급한 순간에 블렛타임이 터져준다면 마치 자신이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블렛타임이라는 것이 임팩트가 큰만큼 자주 등장하면 오히려 그것에대한 내성이생겨 지루함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점을 개발자들이 간과한 것 같다. 처음에는 [오오!]하며 감탄사를 터뜨리던 연출이 자꾸 터져나오면 오히려 짜증을 불러일으키게 되는데, 더욱 짜증나는 점은 블렛타임을 유저가 임의로 발동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한번 발동된 블렛타임은 유저 6명에게 모두 적용되기때문에, 적들과 싸우는 유저도, 자신이 회복하려고 도망을 치던 유저도 모두 적용받게된다. 문제는 회복 또는 리로드시 블렛타임이 걸리게되면 엄청난 짜증을 동반하게 된다. 빠르게 회복하려고 주사기를 꺼래녀는 순간 블렛타임이 걸린다고 생각해보라. 빨리회복하고싶은 마음에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면....짜증이 날 수 있다. 게다가 블렛타임의 발동주기도 엄청나게 짧다.

~반복적인 플레이. 새로운게 필요해~

         
  레포데같은 경우 캠패인/VS/서바이벌모드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해뒀다. 반면, 킬플의 경우 서바이벌 모드 하나뿐이라 쉽게 질릴 가능성이 크다. 맵구조 역시 대부분 배경이 바뀌었을뿐 거기서 거기라 참신함을 잃어버린 느낌이 강해서 지루함에 가속을 가하게 된다. 지속적으로 업데이트가 된다고는 하지만, 게임을 크게 바꿔놓을만한 업데이트가 될지는 미지수라고 보기때문에, 유저들이 쉽게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용두사미의 느낌이 강하다랄까. 처음에 쉽게빠져들다가 쉽게 식어버리는 느낌이 강하다. 유저들을 지속적으로 잡아놓으려면 캐릭터팩같은 유료 DLC가 아니라 좀 더 참신한 맵 그리고 참신한 적캐릭터들을 업데이트해야할거라고 본다.

~not a bad game, but not a great game~

          전체적으로 킬플은 못만든 게임은 아니다. 나름대로 유저를 확보할 수 있는 임팩트가 있는 게임이라고 본다. 하지만, [좋은 게임입니까?]라고 묻는다면 10에 9은 [글쎄요...]라는 대답을 할거라고 본다. 물론 가격이 일반적인 게임 (약 $39.99~49.99)의 절반 수준이라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하지만, 게이머 입장에서는 차라리 돈을 더 받고라도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원한다. 어떠한 업데이트가 기다리고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레포데에 질려버린 유저들이라면 한번쯤 구매를 고려해봐도 될만한 작품이다.
Posted by 태백산 반달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