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 : Square Enix
유통사 : Square Enix
플렛폼 : PC, XBOX360, PS3
발매일 :
Xbox 360

November 20, 2008
Microsoft Windows (DVD)
March 20, 2009
March 24, 2009
April 9, 2009
Steam
April 9, 2009

최근 JRPG라고 불리는 일본식 RPG시장은 침체되어 있다. 국민 RPG라 불리는 Dragon Quest(이하 드퀘)시리즈의 부진 때문 일까? 쌍벽을 이루는 Final Fantasy(이하 파판)의 실패때문일까? 수년전만해도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나오던 JRPG들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예전 일본 게임들은 북미시장에 발매되기까지 적어도 6개월에서 1년의 로컬라이징 시간을 필요로했다. 그만큼 과거 북미시장은 [돈벌이가 안되는]작은 시장에 불과했다. 하지만, PS2/DC/GC등이 북미시장에서 성공하면서 북미 콘솔 게임 시장은 일본 회사들에게 먹음직 스러운 떡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것을 증명하듯, 여러 일본 게임회사들이 북미에 게임을 선행발매하는 일들도 비일비재하게 늘어났다.

하지만, 북미시장은 아직 일본 게임 회사들에게 볼모지의 땅이 었다. 파판시리즈 역시 7부터 주목받기 시작해 10에서 어느정도 성공을 거뒀을 뿐, RPG시장은 아직까지도 소위말하는 양키식 정통 RPG가 북미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일본 RPG계의 거장 Square Enix가 이런 북미시장을 노려 Unreal 3 Engine으로 개발된 새로운 JRPG를 발매했는데,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진행의 JRPG. 과연 북미시장에서 먹혀들 수 있을까? 하나하나 파해쳐 보자.

- 일본을 대표하는 아트 디렉터 Naora Yosuke의 아름다운 디자인-

파판 7,8, X, X-2와 베이그란트 스토리, 그리고 바운서 등으로 일본 게임 아트계의 거장으로 성장한 요스케가 또 다시 화려한 모습으로 부활했다. 전형적인 일본게임에나 등장할 법한 미소년/미소녀계열의 캐릭터는 서양식 우락부락한 주인공들에게 지친 JRPG팬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 미소년/미소녀 디자인에 울렁증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플레이하는 내내 눈이 즐거울 것이다. 캐릭터들의 특징이 잘 살아있어, 겹치는 캐릭터 없다는 점은 칭찬해 줄만하다. 요즘 세상에 일본 애니메이션과 게임에는 판에박힌 성격의 주인공과 조연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The Last Remnant에서는 그런 짜증나는 캐릭터들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깔끔한 주인공들의 그래픽 이외에도 스타워즈 뺨을 후려칠만한 여러 종족들과 몬스터 디자인은 [역시 요스케!]라고 외칠만 하다. 특히 용병 시스템이 게임의 주를 이루는 The Last Remnant에서 다채로운 용병을 사용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여러가지 부족과 다채로운 몬스터들을 보고있으면 절로 감탄사가 튀어나온다는 점은 정말로 칭찬받을 만 하다. 몬스터와 용병 디자인 이외에도 무기디자인 또한 파판X에서 보여줬던 깔끔함을 한층 더 갈고 닦은 모습이 보여진다. 많은 일본식 판타지 게임에서 좀 과하다싶을 정도로 화려한 무기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The Last Remnant에서는 깔끔함과 화려함의 중도를 걷는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Evangelion 시리즈에서 [건축물덕후]라고 불리는 안노 히데야키를 울고가게할만한 건물 디자인들을 이 게임의 장점으로 꼽고싶다. 월드맵과 마을간의 이동을 간소화시킨 게임이기때문에 더욱 빛나는 것일까? 마을내부로 들어가자마자 보여지는 화려한 디자인은 플레이어들의 두눈을 휘둥그레지게 한다. 파판X에서는 좀더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했다면, The Last Remnant에서는 좀 더 중세시대의 분위기와 판타지를 적절히 버무린 느낌의 건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마을과 마을간의 차이도 정확하게 묘사되어있어서 어떤마을을 들어가던 그 마을의 특징을 단번에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잘 표현되어있다.

-Unreal 3 Engine으로 구사된 화려한 그래픽과 멋진 스토리-

하드웨어만 받쳐준다면 XBOX360보다 더 화려한 그래픽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PC의 매력중 하나이다. 특히 Unreal 3 Engine임에도 불구하고 8800gt수준의 그래픽카드로 풀옵션이 가능하다는 점은 미드스트림 VGA유저들에게 희소식으로 다가올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파판X때와는 달리 하드웨어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서 폴리곤 동영상과 게임내 영상의 갭이 그리 크지않다는 점 또한 높이 쳐줄만 하다. 예전 PS2 시절에는 폴리곤으로 구현되는 동영상과 게임진행시의 모델의 갭이 상당히 커서 많은 위화감을 안겨줬었는데, The Last Remnant에서는그 갭을 상당히 줄여서 좀더 자연스러운 연출을 가능하게 했다. 특히 파판 7때부터 이어져온 [스퀘어라면 화려한 동영상!]이라는 슬로건을 충실히 구현해내, 게임내에 동영상수가 상당히 많아서 영화를 보듯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하나의 장점이라고 본다. 물론 최근 추세가 [하는 게임]보다는 [보는게임]이라는 느낌이 강해서 많은 비판을 받지만, 판타지 소설을 읽는 듯 즐긴다면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역시 스토리가 아닐까 싶다. 초반에 동생 (이리나)를 구한다고 설치는 주인공을 보고 스퀘어의 망작 바운서의 악몽이 다시 떠오를 뻔 했으나, 그 이후,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것을 보며 불안한 마음을 씻어낼 수 있었다. 스토리 이외에도 서브미션 역시 나름대로의 짧은 스토리들의 연속이라 본게임 이외의 미니게임식의 미션달성도 매우 즐겁게 진행 할 수 있다.

-스퀘어에닉스의 새로운 도전. 새로운 시스템의 성과는?-

부대 전투 시스템이라고 불러야 할까? 지금까지 JRPG는 파티의 3~4명의 캐릭터가 각자 개인행동으로 전투를 진행했지만, The Last Remnant에서는 1~5명의 인원이 파티를 이뤄서 전투를 하게된다. 그렇기때문에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어떻게 파티를 구성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진행방식이 크게 바뀌게 되었다. 파티에도 [전술]이 있어 여러 포지션마다 특징이 나뉘어져있어 파티원을 구성할때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파티라는 개념이 캐릭터 하나하나의 특징을 완전히 앗아가 버렸다. 파티 전체에 [한가지]명령을 내려서 파티원들이 알아서 그명령에 맞는 행동을 취하는 형식이라 지금까지 [특정기술]을 써서 이기는 JRPG의 특징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어 버렸다. 더욱이 [쓰고싶은 기술]을 맘대로 못쓴다는 점은 플레이도중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된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한다. 특정 기술을 쓰면 쓸수록 그 기술의 레벨이 오르는 시스템이지만, 그 특정기술이라는게 플레이어 맘대로 구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레벨이 꽉 찬 기술같은 경우 옵션에 들어가서 그 기술을 off로 설정해 두어야 새로얻은 기술의 레벨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불편한 시스템이다.

레벨 시스템 역시 완전히 바뀌었다. 캐릭터마다 레벨이 있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는 성장 그리고 전체적인 랭크 시스템으로 탈바꿈했는데, 랭크는 전투를 하면 할 수록 오르는 것. 문제는 랭크가 캐릭터의 성장과는 전혀 상관없이 랭크가 높으면 적들이 세진다는 것 이외에 아무런 작용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다. 결국 플레이어는 캐릭터들을 성장시키기 위해서 전투를 해야하지만, 전투를 하다보면 랭크가 올라 적들이 세진다는 점에서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XBOX360판보다 난이도가 확실히 상승한 PC판의 경우, 몇몇 몬스터가 죽음의 난이도를 자랑하기때문에 더욱 문제가 된다.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월드맵과 마을 전체를 돌아다닐 수 있는 시스템 역시 완전히 바뀌었다. 마을과 마을은 직접 돌아다니는게 아니라 선택해서 한번에 이동하는 시스템이라, 마을과 마을을 돌아다닌다기보다 던젼과 던젼을 돌아다니는 느낌이라 RPG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한듯 보인다. 물론 하루죙일 월드맵을 돌아다니게 하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모험]이라는 요소가 가장 중요한 RPG에서 그 요소를 완전히 배제시켜버린다는 것으로 [편함]을 추구하다 오히려 [자유도]를 뺏는 독으로 작용한다.

-파판 13의 서곡이라고 봐야 할까?-

The Last Remnant는 스퀘어에닉스의 새로운 시리즈물이라고 보기보다는 파판13이 나오기전의 과도기적인 작품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것 같다. 파판13을 위해 이런저런 시스템을 시험해본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었다. 물론 화려한 그래픽과 디자인, 그리고 참신한 전투시스템은 독자적인 게임의 가치를 높이기에 충분하지만, 완성되지 않은 느낌의 시스템.스퀘어에닉스의 앞으로의 행보를 시험해보는 느낌의 게임이라는 것이 단점으로 작용할 것이다.하지만, 요즘 JRPG의 숫자가 상당히 줄어있는 가운데 가뭄에 단비같은 작품이므로 JRPG를 손꼽아 기다리는 유저들은꼭 한번플레이 해봐도 될만한 작품이다.
Posted by 태백산 반달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