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게임 리뷰2009. 2. 15. 09:40

제목 : Prince of Persia
제작사 : Ubisoft Montreal
퍼블리셔 : Ubisoft
장르 : Action-Adventure / Platforming
          올드게이머들에게 [페르시아의 왕자]는 다른 게임보다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어린시절 부모님이 들고오신 컴퓨터로 실행 할 수 있는 몇안되는 게임중, 최고의 재미와 많은 퍼즐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흰옷을 걸친 왕자의 활약상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그 후, [페르시아의 왕자2] , [페르시아의 왕자 3D]등등 여러 후속작이 나왔지만, 그다지 성공을 하지 못하고 페르시아의 왕자라는 컨텐츠는 올드게이머의 추억으로만 남게될 운명이었다. 하지만, Ubisoft는 예전 페르시아의 왕자를 완전히 개조하여, PS2로 차근차근 후속작을 발매했으며, 이제 페르시아의 왕자는 더이상 올드게이머들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다. PS2로 발매된 페르시아의 왕자는,  여러가지 부재를 붙여 예전 페르시아의 왕자와 차별성을 뒀는데, 이번 작품은 원점으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것일까? 아무런 부재가 없는 [Prince of Persia]로 우리들 앞에 돌아왔다. 과연 어린시절 본인의 눈과 귀를 모두 앗아갔던 그 왕자의 재림일까? 아니면 PS2/PC에 발매되었던 [페르시아의 닌자]의 후속작일 것인가?

* 몽환적인 분위기의 그래픽과 웅장한 사운드...이것은 영화다

          게임을 켜자마자 플레이어들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화려한 CG동영상도 아니고, 멋들어진 주인공의 매력적인 자태도 아닌, 꿈속을 거닐고있는 듯한 메뉴화면이다. 메뉴화면부터 플레이어들을 몽환적인 분위기로 이끄는 것은 정말 멋진 아이디어 라고 본다. 이전까지 Ubisoft에서 발매한 Prince of Persia같은 경우, 밋밋한 메뉴화면에 본 게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김이빠졌는데, 이번 Prince of Persia는 메뉴 화면부터 유저들의 눈을 사로잡는다는 것이 정말 맘에든다. 게임을 시작하면, 지금까지의 시리즈 물에 있었던 [주인공은 왕자다]라는 설정을 온데간데 없고, 왠 멋지게 차려입은 거지하나다 사막에서 길을 헤메이고 있다. 이제까지 성에서 시작하던 시리즈물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시작하는데, 이것 또한 참신한 느낌을 주어 플레이어들의 호기심 유발에 성공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 하는 것은 다름 아닌, 파스텔 풍의 배경처리가 아닐까 싶다. 최근 게임업계의 추세인 [보다 현실적으로, 보다 선명하게]라는 슬로건에 반항하듯, 멋드러지고 흐릿하게 그려진 배경화면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그 곳에 들어가고 싶다라는 느낌이 든다. 마치 잘 다듬어진 성인용 동화책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게임이 더이상 어린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 또한 의식하고 만든것이 아닐까 싶다.배경 뿐만 아니라, 전투 역시 상당히 많은 이펙트를 집어넣어, [이전 시리즈보다 화려한] 전투가 가능하다. 다만, 전투에서 쓸 수 있는 기술과 콤보등 자유도가 좀 결여되어있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남을 것 같다.

          사운드 역시 헐리우드 영화의 OST를 듣는 것과같은 웅장한 느낌을 주어 게임에대한 몰입도를 한층 높여준다. 특히 보스전에서 나오는 사운드는 플레이어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할 정도의 포스를 지니고 있어서 나도모르게 온 신경이 곤두 서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많은 게임들의 사운드는 단순히 배경을 장식하는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사운드가 플레이어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낸 Ubisoft의 능력에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다.
          그래픽 그리고 사운드에서는 부족할 것이 없어 보이는 Prince of Persia지만,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부분이 없다는 것이 좀 아쉬운 느낌이 든다. 마치 [한국의 전래동화가 헐리우드에 의해 많이 변형된 느낌]을 받는 다. 제목과 게임 내용이 전혀 연관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심하게 미화되어있는 배경과 캐릭터들을 보면, 게임내 어디에서도 [페르시아 스러운] 느낌은 찾아 볼 수 없다. 물론 아름답게 꾸며진 캐릭터와 배경은 플레이어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제목이 Prince of Persia인 만큼, 어느정도 분위기를 통일 시켰어야 한다고 느껴진다.

* 멋진 캐릭터, 그리고 아름다운 공주님, 그리고 그들과 함께하는 만담쇼
          주인공과 여주인공은 당연히 멋지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업계의 암묵적 룰을 따라가듯, 이번 Prince of Persia의 주인공들은 지금까지의 왕자/공주와는 그 격을 달리하는 美를 지니고 있다. 특히, 공주 엘리카의 현대풍의 패션과 얼굴은 많은 남성유저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지 않나 싶다. 공주뿐만 아니라,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고 생각되는 주인공 (게임내에서 이름이 밝혀지지않는다) 의 모습은 남성유저뿐만 아니라, 여성유저의 눈까지 사로잡을 정도로 매력있다. 앞서말한 시대적 분위기를 잘 살리지 못했다는 단점을 뒤로하고, 캐릭터 자체만 보면, [Prince of Persia]라는 타이틀을 단 모든 게임 내에서 가장 맘에드는 캐릭터들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단순히 게임내에서 그들의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만을 봐야한다면, 그들이 이렇게 매력적이진 않을것이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는, 여행하는 도중 지속적으로 공주와 주인공의 대화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본인은 영문판을 플레이했기때문에 한글 번역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개그요소가 상당히 많이 들어간 그들의 대화를 보고있자면, 본게임의 목적은 암흑의 신 아리만을 쓰러뜨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화술로 공주를 (다른의미로) 쓰러뜨리는 것이 아닐까 싶다.
          떠벌이 주인공과 기품있게 퉁퉁 튕겨대는 공주님을 보고있으면, 마치 영화의 한장면장면을 보고있는 느낌이 든다. 특히 다른 게임에 비해 많은 대화장면이 들어있는만큼, 유저들은 플레이 내내 새로운 대사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대화버튼을 연타하고있지 않을까 싶다.

* 공주와 주인공의 화려한 연계기 그리고 상부상조
          히로인은 연약하고 마법을 사용하며 주인공의 어리광을 받아주는 존재여야한다는 암묵적인 룰을 무참히 짓밟아 버리는 이 게임은, 주인공보다 공주님의 활약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공주님이 없으면 벽타기 이외에 아무런 재주가 없는 주인공은 공주님에게 구해지고, 공주님의 도움으로 퍼즐을 푸는 등, 공주님은 주인공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조력자로써 게임내에 존재하고 있다. 단순히 주인공에게 이것저것을 시키는 여타 게임의 히로인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것이 엘리카를 한층 더 매력적인 여주인공으로 만드는 요소가 아닐까싶다.
          공주의 가장 큰 역할은, 주인공의 도약력을 상승시켜주는 것과, 여러가지 마법을 이용한 퍼즐풀기, 그리고 주인공의 낙사를 막아주는 시스템일 것이다. 뒤에 언급하겠지만, 이것이 게임의 단점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공주"님이니까 용서하도록 하자.

* 쉽다. 쉽다. 쉽다.
          기본적으로 이 게임에서 죽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러가지 주변 사물을 이용한 점프액션이 주가 되는 게임에서 가장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낙사인데, 공주님이라는 존재가 그것을 불가능 하게 만든다. 공주는 날아다니며, 주인공이상의 신체능력을 보유하고, 주인공 이상의 공격능력을 보유했기때문에, 주인공은 단순히 길을 찾는 강아지가 되어버린다. 점프 퍼즐 도전에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공주님이 손을 한번 뻗어주시면, 우리의 주인공은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문제는 이것이 무한대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이 점프액션에서 가장 중요시 해야 할 "아!!!다시한번만더!!!" 라는 중독성 부분을 완전히 삭제하는 효과를 가져와, 플레이어는 퍼즐을 푼다 라는 느낌보다는, 가야할 길을 간다 라는 느낌을 받게된다.
          물론 초보게이머에게 쉬운 난이도의 퍼즐을 다채롭게 제공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이것이 전투까지 쉬워진다면 문제가 있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1:1로 이루어 지며 (여기는 공주가 있기때문에 정확히는 2:1이다) 주인공의 체력은 무한에 가깝다. 기본적인 전투흐름은 튕겨내기 -> 반격 -> 피니셔 라는 단순한 패턴을 지니는데, 가끔 내가 왜 전투를 하고있는지 의구심을 품게할 정도로 쉽다. PS2로 발매 되었던, "눈감고 해도 엔딩을 본다"는  Gun Grave이후 가장 쉬운 액션 게임이 아닐까 싶다.

* 쉽고, 재미있는 액션을 원한다면......Price of Persia를 구입하라
          쉽고 재미있는 게임을 찾는 유저라면, 주저없이 Prince of Persia는 당신의 게임이다. 퍼즐역시 어렵지않게 돌파 가능하며, 게임의 길이 역시 그렇게 짧지 않다. 라이트 유저들이 이 게임을 접한다면, 하루만에 엔딩을 보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싶을 정도이며, 특히 공주와 주인공의 대사를 모두 체크하면서 넘어간다면, 정말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도전적인 액션게임을 원한다면, 이 게임을 샀다간 실망감만 안고 돈을 버리게 되는 불상사가 생길 것이다. 앞서말했듯이, 눈감고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Gun Grave보다 쉽다.

* 마치며

          페르시아의 왕자라는 소재를 가지고, 많은 유저층을 노릴 수 있도록 만든 Ubisoft의 능력에 다시금 감탄하게 만든다. 단순히 올드게이머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극악 난이도의 게임이 아니라, 넓은 유저층과 나이대를 소화 할 수 있는 캐릭터와 배경, 그리고 난이도를 선택한 것은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특히 Assassin's Creed에도 사용된 Scimitar Engine의 표현력과 부드러운 동작표현은 훗날 나올 Assassin's Creed 2 (2010년 발매예정) 와 Prince of Persia 후속작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장점 : 몽환적인 분위기, 멋지고 아름다운 캐릭터, 즐거운 공주님과의 만담쇼, 웅장한 사운드
단점 : 낮은 난이도
Posted by 태백산 반달곰